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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여행

LASALLE college of Arts(라살르 예술대학) #싱가포르 건축여행

by tophoon 2019. 7. 30.

싱가포르 건축여행의 첫 번째 건물인 LASALLE college of Arts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LASALLE 라살르 예술대학의 건축설계사무소는 RSP Architects Planners & Engineerins입니다. 

 

http://www.rsp.com.s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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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P wins Design & Engineering Safety Excellence Award

www.rsp.com.sg

 

사진1 외관
사진2 내부

 

사진3 (1층 평면도 출처 : google)

 

우선 라살르 예술대학의 건물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 건물을 보기 이전에 우리가 다녔던 학교들을 생각해보면 라살르 예술대학에 건축가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잠시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건물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4 (출처 : google)
사진5 (출처 : google)

 우리가 다닌 학교는 대부분 위에 사진과 같은 복도 형태의 건물입니다. 가운데 계단실을 통해 각 층으로 올라가 복도를 거쳐 각 교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경우 교실에 가기 위해서는 건물 가운데 위치한 계단실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건물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가운데 계단실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그 길목에 있으면서 학생들을 관리하면 되는 것이죠. 야간 자율학습을 할 때 선생님은 이 가운데 계단만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관리자에게 무척이나 좋은 건물입니다.

 또한 학교처럼 복도를 가진 건물이 주는 장점은 건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직선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복도가 모든 교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이동 동선 공간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좋은 말로 하면 동선도 효율적인 것이죠.

 다만 이런 건물의 단점은 모든 교실이 똑같이 생겼고 2-1(2학년 1반), 2-2(2학년 2반), 2-3(2학년 3반) 같은 교실에 이름을 붙여 각 교실을 구분하게 됩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나 고등학교나 똑같이 네모나게 생기고 앞에는 칠판이 뒤에는 사물함이 있는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건물 내부에서 다른 반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이동 동선인 복도 밖에 없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면 각 교실 있는 학생이 하나의 이동통로인 복도로 나오기 때문에 이 공간은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아니라 그저 이동해야만 하는 공간입니다.   

 비교적 최근 들어서 지어지는 학교들은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입면에 사용하면서 다양한 색상을 입히기도 하면서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학교에 변화를 줄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그러나 그것은 건물의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얼굴에 바르는 크림은 그대로인데 귀여운 그릇에 담았다고 해서 피부가 더 좋아지지 않습니다.  

 

사진6

 다시 라살르 예술대학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대학은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건축가가 학생들 간의 교류를 중요시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었습니다. 대학 내부를 돌아다니면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사람들과의 만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이 건축물의 영감은 '모든 예술 학생들은 영감을 받아야 하고, 이들은 예술은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상호작용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왔다고 합니다. 

 

사진7 (1층 평면도 출처 : google)

 건축물은 우선 6개의 큰 덩어리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덩어리의 내부 표면적이 넓어지게 됩니다. 하나의 큰 덩어리로 건물이 구성되었다면 내부 공간을 크게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6개의 덩어리로 나눔으로써 각 동 사이에 사이 공간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줄었지만 그만큼 표면적이 넓어졌습니다. 

 

 

사진8 (출처 : ZUM 학습백과)
사진9

 다이어그램(diagram)을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사진9의 점을 하나의 건물 가정했을 때, 점과 점을 잇는 선이 건물과 건물의 관계를 맺음을 의미합니다. 사진9의 첫 번째 줄은 점이 계속 생성되어도 점이 '一자'로 형성되기 때문에 관계 맺음이 많이 없습니다. 5개의 점이 생겨도 4개의 관계가 생길 뿐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줄의 점은 다릅니다. 5개의 점이 다양한 위치에 존재하게 됨으로써 10개의 관계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10

 사진10을 보면 여러 개의 교실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도서관, 강의실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작업실처럼 보이는 공간이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처럼 상대방 공간에서도 저를 볼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다른 학생들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 건축물의 설계 주제인 '모든 예술 학생들은 영감을 받아야 하고, 이들은 예술은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상호작용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가 명확하게 건축물에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진11

 기둥 오른쪽에 투명한 문과 내부창이 달린 곳은 작은 작업공간처럼 보였습니다. 문 앞에 가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공간에서 한 학생이라고 가정했을 때, 강의실에 올라가다 우연히 투명한 문을 통해 작업하는 것을 보고 거기에 영감을 받을 수 있고 혹은 흥미를 느껴 그 작업하는 학생과 대화를 나눌 수 도 있습니다.

 순수 예술학 전공, 영화 전공, 댄스 전공, 애니메이션 전공, 미디어 전공, 음악 전공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교류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면 조금 더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한국 대학교 건물들은 각 학과별로 건물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른 학과 학생들과 교류할 공간이 별로 없는 것과는 대비됩니다. 

 

사진12
사진13
사진14 (보이드 void공간)

 라살르 예술 대학 곳곳을 돌아보면, 건축가가 얼마나 설계의 주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서 한국의 초, 중, 고등학교의 건물에서 봤듯이 대부분의 건물은 수직 동선(계단)을 짧게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동선이 짧을수록 층과 층을 이동하는데 시간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건물에서는 수직 동선을 정말로 자유롭게 배치되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왔더라도 바로 3층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 몇 개를 지나야 3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동선을 인위적으로 늘어뜨려 학생들이 만나는 빈도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휴식공간(사진 12)도 필요한 교실을 배치하고 남는 공간에 만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이동 동선 한가운데 설치하였습니다. 또한 층과 층 사이에는 보이드(void) 공간(사진 14)을 배치하여 단면적으로도 학생들의 관계 형성에 노력을 했습니다. 

 

사진15
사진16
사진17

 마지막으로 이 6개의 건물을 하나의 천막으로 공간을 덮음으로써 이 6개의 건물이 각자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건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9의 다이어그램처럼 5개의 점들이 내부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밖에 있는 다른 성격의 점과 관계를 맺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라살르 예술대학의 외부는 내부의 투명한 유리와 다르게 검은 돌과 수평적인 창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추가적으로 이 천막은 건물 사이 공간에 비가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 공간의 중심에는 대학의 광장이 존재합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6개의 건물이 더 하나가 됩니다. 

 

 

 

 라살르 예술 대학 건물은 건축가의 설계 의도가 잘 읽힘과 동시에 그 설계 의도를 지키기 위해 큰 그림부터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의 설계 주제 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설계의 주제에 대한 정확한 확신이 없다면 건축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주제를 잃어버리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확실한 주제를 설정해놓았기 때문에 큰 디자인에서 작은 디테일로 넘어올 때 다양한 디자인 대안 속에서 결정하기가 오히려 더 쉬웠을 겁니다.  

 

 이 건물을 방문하면서 의문이 드는 점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내부에 입면 유리가 전부 다 사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건물의 디자인 컨셉이 용암이 거대한 협곡 사이를 흐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불필요하게 비용을 써가면서 이렇게 디자인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물론 직선을 이용해 입면을 밋밋하게 마무리한 것보다는 사선을 이용하여 건물을 전반적으로 더 시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며 찾은 해답은 사선을 이용하면 단면적으로(층과 층 사이) 더 쉬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ㅣ' 이런 단면을 가진 유리가 있다면 사람들은 앞을 바라보지만, '/' 이런 형태의 단면을 가진 유리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쪽을 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대로 보면 위에서 아래층을 바라볼 때도 더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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