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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여행

Interlace (인터레이스) #현대건축 #싱가포르 건축여행

by tophoon 2019. 11. 28.

마지막 싱가포르 건축여행에서 알아볼 건축은 집합주거인 Interlace(인터레이스)입니다. 

interlace : (두 가지 이상을 섞어가며) 꼬다, 엮이다

 

인터레이스(interlace)를 설계한 회사는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와 독일 건축가 Ole Scheeren입니다.

 

사진1 출처 : https://www.archdaily.com/627887/the-interlace-oma-2 / Photographs:  Iwan Baan
사진2 출처 : https://www.archdaily.com/627887/the-interlace-oma-2 / Photographs:  Iwan Baan

 

https://www.ted.com/talks/ole_scheeren_why_great_architecture_should_tell_a_story

 

Why great architecture should tell a story

For architect Ole Scheeren, the people who live and work inside a building are as much a part of that building as concrete, steel and glass. He asks: Can architecture be about collaboration and storytelling instead of the isolation and hierarchy of a typic

www.ted.com

 

 이번 글에서는 Interlace를 설계한 건축가 Ole Scheeren가 TED 강연에서 발표한 'Why great architecture should tell a story'를 함께 리뷰해보고, 건축물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nterlace는 이번 싱가포르 여행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건축물이었으나 주민들이 실제 살고 있는 집합주거이다 보니 들어가 볼 수는 없었습니다. 싱가포르 시내에서 약 20분가량 그랩 택시를 타고 이동했지만 외관만 보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사진3 출처 : https://www.ted.com/talks/ole_scheeren_why_great_architecture_should_tell_a_story

 TED 강연에서 건축가 Ole Scheeren (올레 스히렌)은 강연 초기에 하나의 문구를 가져옵니다. 그 문구는 현대건축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 "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입니다. (이 말을 한 건축가는 낙수장을 설계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스승인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이 이야기했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18세기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었습니다. 급격하게 발생한 산업화, 도시화 때문에 도시의 주거환경(사진4)은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개인 사생활 보장되지 않는 주거환경 같은 차원이 아니라 당장 마실 깨끗한 물, 공기, 빛 심지어는 제대로 된 화장실 조차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사진4 1870년대 런던빈민가 (귀스타브 도레) 출처 : https://he.wikipedia.org/wiki/%D7%A7%D7%95%D7%91%D7%A5:Dore_London.jpg

  

 그러나 당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은 신르네상스, 네오바로크와 같은 역사주의였습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샤를르 가르니에가 설계한 파리 오페라극장(사진5,6)이 있습니다.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볼 수 있듯이 건물의 내외부를 보면 화려한 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식'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알 수 있듯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는 건물에 필요 없는 요소입니다.

 

사진5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입면 출처 : https://www.civitatis.com/en/paris/opera-garnier-tour/
사진6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내부 출처 : https://www.civitatis.com/en/paris/opera-garnier-tour/

 

 역사주의 양식이 당시 건축의 주류였지만, 당시 사람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려고 하는 건축가에게 장식은 불필요한 대상이었습니다. 거기에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집들을 짧은 시간 안에 새로 지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람들에게 '장식' 보다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건축물이 필요했고, 기존에 건물을 짓는 방식과는 다른 건축 구법(철근 콘크리트)이 필요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문구는 힘을 얻게 되고 근대건축의 바탕이 됩니다. 

 

사진7 반포주공아파트 출처 : 서울역사박물관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를 바탕으로 생겨난 건축물이 반포주공아파트(사진7)과 같은 건물입니다. 오페라 가르니에와 비교했을 때 장식과 같은 불필요한 요소들은 전부 없애고 살기 위해 필요한 기능만을 반영한 건물입니다. (현대건축에 대한 글은 새로운 글에서 자세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반포주공아파트 같은 건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다시 Interlace(인터레이스)로 돌아와서, 건축가 Ole Scheeren (올레 스히렌)은 반포주공아파트처럼 건물이 기능만을 따르다 보니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FORM FOLLOWS FUNCTION"이 아니라 "FORM FOLLOWS FICTION"이 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올레 스히렌은 그 배경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형태가 이야기를 따른다면 우리는 건축과 건물을 이야기의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죠. 이처럼 저희는 건축물을 복잡한 체계의 관계로 봅니다. 프로그램이나 기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경험적, 감성적 또는 사회적인 것으로도 말이죠."

 

사진8 출처 : https://www.archdaily.com/627887/the-interlace-oma-2
사진9 출처 : https://www.archdaily.com/627887/the-interlace-oma-2

 

 Interlace(인터레이스)의 형태가 수직적인 고층건물이 아니라 수평적인 건물을 육각형의 모양으로 쌓은 이유 역시 거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형성(사진8)하기 위해서입니다. 수직적으로 건물을 만들면 각 건물 사이에 고립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건물을 수평적으로 쌓아 육각형 중앙에 뜰을 만들고 이 공간을 공동체를 위한 공간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올레 스히렌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의 방식으로 건물이 지어지다 보니 사람들의 관계, 공동체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형태는 이야기를 따른다"는 방식으로 건물이 지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한 건물이 Interlace 공동주택입니다. 개인적으로 Interlace에 들어가거나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공동체가 실제적으로 형성이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형태적으로는 기존에 건물에 비해 공동체를 형성하기 유리한 형태임은 분명합니다. 

 

사진10

 

 마지막으로 건축가가 6각형 도형을 가지고 온 이유는 사진10에서 알 수 있습니다. 5각형이나 원형은 도형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3각형이나 4각형으로 했을 경우에는 중앙 뜰과 만나는 면이 6각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건물을 수직으로 만들지 않고 수평으로 만든 이유가 공동체 형성을 위한 것인 것처럼, 중앙 뜰과 만나는 면 또한 많이 만들어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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