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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생각

빚으로 지은 집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by tophoon 2022. 10. 10.



이 책은 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저에게도 ‘경제 대침체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준 책입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이야기할 때 과거의 데이터를 가져오거나 적절한 가상 모델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어, 경제를 보는 접근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우선 대침체의 원인은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해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이 버블이 붕괴되면서 사회구성원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침체를 가져온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만약 가계부채가 선행하지 않는다면, 대침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로 2000년대 초반 미국의 기술주 거품이 터진적이 있었으나, 이 당시에 기술주를 보유한 가계는 레버리지를 거의 일으키지 않은 부유한 가계이기 때문에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발생한 자산가격 하락은 상대적으로 순자산(equity)이 낮은 가계에 더 큰 경제적인 충격을 가져다주게 되고, 이들 가계는 자신들의 소비를 크게 줄이게 됩니다. 이렇게 발생한 수요감소는 대침체를 가져오게 됩니다. 반대로 부유한 가계에서는 한계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을 입어도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기술주 거품이 터졌으나 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는것과 같은 이유이며, 당시 기술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비는 조금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순자산이 낮은 가계에서 소비를 줄이면 수요부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가계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가계가 피해를 입는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와 전혀 상관없는 가계들도 피해를 입는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2006년부터 2009년 사이 아이오와주의 지역경제는 튼튼했고 주택시장 붕괴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으나, 다른 지역에서 생긴 주택 버블이 붕괴되면서 아이오와주의 교역제 일자리가 1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주택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붕괴된 지역은 비교역재 일자리(non-tradable : 지역 경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자리)와 교역재 일자리(tradable : 국민 경제 전체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자리) 모두가 감소하였고, 아이오와주와 같이 주택가격에 버블이 없었던 곳은 교역재 일자리만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대침체는 부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근로자들까지 대규모 실직을 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대침체가 올 때 은행을 살리는 정책 보다는 가계부채를 탕감해주는 쪽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침체의 원인은 가계부채로 인한 수요감소이기 때문에 은행에 돈을 투하하여도 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근본적인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계약(책임 분담 모기지)을 통해 채권자도 채무자의 자산가격 하락 위험을 반영한 계약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계약형태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주더라도 손실을 볼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부채 발생이 손쉽게 이뤄지고, 이것이 버블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빚으로 지은 집’을 읽으면서 현재의 정부가 왜 부채를 많이 지고 있는 가계들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됐습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는 단순히 주택관련 파생상품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해 생긴 대침체라고만 생각을 해왔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해준 책 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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