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일기

20대 남자 갑상선암 수술후기 (건강검진~수술 전)

by tophoon 2021. 1. 24.

안녕하세요 

정사원입니다:)

 

tophoon.tistory.com/186

 

갑상선암수술

안녕하세요 :) 정사원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다소 무거운 글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2021년 1월 19일 갑상선암 수술을 했습니다. 갑상선암은 암 중에서 착한 암이기 때문에 수술과 치료

tophoon.tistory.com

 이번 글에서는 갑상선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있었던 과정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갑상선이 안 좋아 병원에 가셨거나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면, 걱정하지 말고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 수술 선배님들의 후기를 듣고 많이 위로가 돼서 글을 적어봅니다! 

 

  갑상선암을 알게 된 것은 작년 10월 건강검진을 통해서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통증 또한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건강검진이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평소 운동은 일주일에 2-3번, 술은 한 달에 1-3번, 담배는 한 번도 피워보지 않은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해서는 나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진 결과 갑상선 좌측에 19.2mm, 우측에 8.8mm, 2.9mm 총 3개의 결절이 있으며,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갑상선에 결절은 누구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검진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갑상선 결절 나도 있어", "걱정 안 해도 돼" 그래서 '아! 별거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으러 건강검진 병원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교수님께 결과에 대해 여쭤보니 모양이 좋지 않다면서 세침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세침검사는 갑상선 결절에 긴 바늘 같은 것을 찔러 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검사시간은 약 2-30분 정도 소요되었고 크게 아픈지는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갑상선암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발병 확률이 1/3 정도로 낮고, 젊고 건강하게(?) 살아왔으니까 '설마 암이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는 게 중요할 것 같아 속으로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병원에 다시 가면 교수님이 괜찮다고 하시면서, 앞으로 지켜보자고 하시겠지'라고 생각은 했으나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지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다음날 바로 들을 수 있었는데, class 6(암일 확률이 97-99%)의 유두암이라고 했습니다. 세침검사로는 갑상선 세포를 일부만 본 것이기 때문에 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고 암일 확률이 높다 정도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통상 class 5-6 정도면 수술을 권한다고 하셨습니다. (class 1-6까지 있으며 1로 갈수록 암일 확률이 낮고, 6로 갈수록 암일 확률이 높음) 정확히 암 판정이 나오려면, 갑상선 절제 수술 후 조직 검사해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절제 수술 후 100명 중에 1명 정도가 암이 아니라고 판정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것도 다 물어보고 나왔는데, 가족한테 전화를 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로 낮은 확률로 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갑상선암은 느린 암이기 때문에 수술을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으나, 이대로 놔두면 계속 신경이 쓰일 것 같아 2-3일 후 대학병원 외래를 예약했습니다. 이때 가져간 서류는 1. 진료의뢰서, 2. 초음파 검사 CD, 3. 세침검사 결과, 4. 검사 기록지입니다. (상급종합병원에 가실 생각이시라면, 처음 검사 결과를 들은날 받아오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저는 암 소식을 듣고 아무생각 없이 나와 서류를 받으러 다시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대학병원 내에 위치한 암병원에 도착해 접수, 서류제출을 하고 교수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암병원인데 사람들은 왜 이리 많은지, 뭔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면서 씁쓸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갑상선 왼쪽은 절제를 해야 되지만, 다행히도 오른쪽은 앞으로 꾸준히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반절제 수술을 해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다음날은 수술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CT, 초음파, 심전도, 채혈 등의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CT 촬영전 조영제 주사

 일주일 정도 후 CT, 초음파등 검사 결과를 듣는 수술 전 마지막 외래를 갔습니다. 이날 음성(Voice) 검사도 같이 했었습니다. 음성검사는 그냥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검사였습니다. '아-'를 길게 말하기도 하고 지문을 따라 읽고 녹음했습니다. 이 검사를 통해서 수술 후 목소리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수술의 회복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을 뵙고 CT, 초음파 결과를 설명해주셨습니다. 다행히 임파선으로 전이는 없는 걸로 보이고, 갑상선 우측에는 결절이 있지만 암은 아닌 듯 하니 관찰을 주기적으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수술 전까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했습니다. 마지막 외래부터 수술까지 약 1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침 일도 바빠서 정신없이 일에 집중하다 보니 크게 생각도 잘 안 났습니다. 큰 병이 아닌 것에 감사하기도 했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가끔 날씨가 좋으면 자연을 보면서 이런 일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사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뭔가 앞으로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일을 핑계로 소홀했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과는 달리 건강에 관심이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입원부터 수술 후에 대해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tophoon.tistory.com/188

 

20대 남자 갑상선암 수술후기 (입원 ~ 수술이후)

안녕하세요! 정기사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입원부터 수술 이후 8일차까지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tophoon.tistory.com/187 20대 남자 갑상선암 수술후기 (건강검진~수술 전) 안녕하세요 정사

tophoon.tistory.com

 

 

 

 

 

댓글